[아이티투데이 정명섭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연말마다 스마트폰 공시지원금을 늘려온 가운데 올해도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말 이벤트가 스마트폰 수요로 이어져 공시지원금도 덩달아 오르겠지만 시장 과열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그간 연말이 되면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자체 기획 스마트폰 ‘루나’의 공시지원금을 올린 바 있다. 기본료 8만원인 요금제를 기준으로 2015년 11월에 공시지원금은 27만원이었지만, 12월에 들어서자 31만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G4 또한 27만원에서 지원금 최대액인 33만원까지 상향됐다. 이외에도 갤럭시노트4엣지, 갤럭시맥스 등도 지원금이 상향 조정됐다.

KT는 지난해 12월 G4를 구입할 경우 당시 지원금은 30만4천원(9만9천900원 요금제 기준)으로 전달(29만8천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더, LG전자의 G스타일, V10 단말기 등에서 적게는 3만원 많게는 5만원 이상 지원금이 올라갔다.

LG유플러스 또한 같은 기간 5만9천900원 요금제를 기준으로 갤럭시S6엣지, V10 등의 지원금을 올렸다. 출시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이 풀린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최대 50만원 이상의 지원금이 책정되기도 했다.

▲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연말 특수를 맞이해 스마트폰 지원금을 크게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통 3사는 2014년 연말에도 지원금을 올린 바 있다. SK텔레콤은 당시 갤럭시S4, G2, 갤럭시노트2 등 출시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에 지원금을 60만원 이상으로 대폭 올렸다.

KT는 G2, 갤럭시S4, 갤럭시노트2, 갤럭시메가, G2 등의 단말기를 고가요금제 가입 시 무료로 살 수 있도록 보조금을 상향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노트3 네오, 베가 넘버6, G3 비트 등의 보조금을 27만∼30만원으로 전달 대비 크게 인상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전통적인 연말 특수 시즌...갤노트7, 아이폰7 효과 사라져 '과열 경쟁 없을 듯'

통신사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 전에 공시지원금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는 이유는 연말 특수를 잡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된다. 12월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능력시험 종료와 함께 송년, 크리스마스 등이 겹쳐 스마트폰 구매가 늘고, 미래에 이들의 약정이 끝나 스마트폰 교체로 이어져 정기적으로 수요가 특히 많은 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엔 크리스마스가 있고 학생들의 방학, 졸업도 앞두고 있는 등 구매력을 자극할만한 이벤트가 많다”며 “이 시기에 통신사들의 마케팅 열기가 과열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올해 12월도 이통사의 지원금 상향 조정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말 마케팅 경쟁 강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1~3분기까지 통신사 마케팅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적게 집행돼 연말 결산을 앞두고 반짝 마케팅 비용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조사, 일부 유통사에서 재고 소진, 판매량 목표 달성, 인센티브 쟁취 목적으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가 요금제 가입자 유치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부재와 번호이동 시장의 구조적 침체 등으로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원 IBK연구원은 “보통 연말이 되면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곤 했는데 갤럭시노트7은 단종됐고, 아이폰7 또한 출시 효과가 사그라든 상태라 현재는 이통사들이 밀어줄만한 신 모델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통신사들은 한 곳이 움직임을 보이면 연쇄 반응하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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