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동규 기자] 정말로 ‘신의 한 수’였을까.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놓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두 회사가 진정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문화융합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만 인수는 자동차전장사업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변방에서 한 번에 주류로 편입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적인 자동차 완성차 업계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수십 년 동안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인정을 받은 우량 기업인수를 통해 높은 벽을 깼기 때문이다. 하만은 전 세계 자동차 전장사업 분야에서 2위권 정도에 올라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삼성전자는 이제 자동차 전장사업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주류로 들어왔다.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각종 노하우를 갖고 인정받고 있는 하만에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ICT분야 기술을 적용한다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하만 로고. (사진=위키미디어)

하지만 두 회사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융합’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비일비재한 IT회사들의 인수합병(M&A)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전자의 미국 가전업체 제니스 인수는 실패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IT경영학)은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글로벌 기업 인수를 해 경영해본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외국 회사의 경영 시스템을 흡수해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하만의 글로벌 경영 시스템에 집중해 기업문화 융합을 잘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더해 서로의 색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시너지 극대화의 요건으로 지목됐다. 각각 회사 문화가 다른 만큼 기업의 고유한 특징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하만도 사운드, 전장분야에서 고유한 전통을 만들어 온 회사인 만큼 삼성의 문화가 억지로 입혀진다면 인수합병은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하만의 합작품은 적어도 2018년이 지나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은 지난 21일 “인수계약이 마무리돼야 두 회사는 완전한 결합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