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동규 기자] 중국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아이폰 자동꺼짐 문제가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애플의 명확한 답변이 없어서 자동꺼짐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원성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3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 애플스토어 종업원들로부터 확보한 증언을 바탕으로 아이폰 배터리 문제의 실태를 전했다. 아이폰 배터리 문제는 배터리 잔량이 30%가 표시됐음에도 갑자기 꺼지는 이른바 ‘자동꺼짐’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매체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1개 혹은 2개의 심각한 버그가 배터리에 영향을 끼쳐서 나타난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6S의 일부 제품에 대해서만 배터리 무상 교환을 실시하고 있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자동꺼짐 현상이 작년 9월과 10월 사이에 제작된 일부 제품에 대해서만 나타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애플스토어에 일하는 종업원들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다. 기술자를 포함한 몇몇 애플 종업원들은 “자동꺼짐 문제는 아이폰6S말고도 아이폰6S플러스와 같은 다른 모델에서도 일반적으로 나타난다”고 매체에 밝혔다.

▲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사진=위키미디어)

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일하는 한 애플지니어스(애플 스토어 직원)는 “자동꺼짐 문제를 갖고 있는 현상의 80%정도가 버그 때문인데 이 문제는 다른 아이폰 모델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애플스토어 매니저는 “자동꺼짐 문제가 특정 시기에 제조된 제품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님을 봤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밝혔다. 심지어 어떤 직원은 “애플의 배터리 이상 진단 툴로 이상 유무를 진단해 봤을 때 30%에서 전원꺼짐이 발생하더라도 정상으로 표시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애플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자동꺼짐 현상이 아이폰6S말고도 다른 모델에도 나타나고 있지만 애플은 현재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 애플 종업원은 “자동꺼짐 현상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애플 상부로부터 어떤 지시사항도 받지 못해 배터리만 교환해 주는 것이 아니라 폰 전체를 교환해준 적도 많이 있었다“고 매체에 밝혔다.

아이폰 자동꺼짐이 iOS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베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새로운 버전의 iOS설치에 실패한 후 배터리 이슈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오래된 배터리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iOS문제에 대한 대답은 없이 “자동꺼짐 현상은 아이폰을 조립하기 전에 특정한 상태의 주변 공기에 일정 시간 이상 노출된 배터리 부품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iOS 10.1업데이트 후에 자동꺼짐 현상이 발생한 소비자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애플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은 2일 중국어 애플 웹사이트에 자동꺼짐 현상이 일부 아이폰6S에서만 발생하고, 안전문제가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극단적인 저온 상태와 같은 상황에서는 저전압으로부터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폰이 꺼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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