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동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이로써 대통령의 모든 권한이 정지됐다. 대통령 탄핵은 2004년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이어 두 번째다. 2016년 대한민국은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슬프고도 험난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박 대통령 탄핵안소추안은 찬성 234명의 반대 56표로 통과됐다. 기권2표, 무효7표이고 친박으로 분류되는 최경환 의원만이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했다. 이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

▲ 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1998년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2004년 천막당사 시절을 거치고 위기때마다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을 구해내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7년 처음으로 대권에 도전했고,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평소 약속과 신의를 중시하던 박 대통령이었지만 정작 자신은 ‘최순실 게이트’에 휩쓸리면서 국민들과의 약속을 저 버렸다. 의혹에 대해 세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민심은 오히려 점점 더 악화됐다. 230만까지 촛불이 타올랐고 모든 국정은 마비됐다.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당장 탄핵소추안 심리에 들어가게 된다. 최장 180일이 걸린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중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이 내년 초에 임기를 마침에 따라 신속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아직 특검 수사가 진행중이라서 상당한 시간이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 탄핵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역 TV앞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박수를 치는 시민도 있었다. 남녀노소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탄핵이 자연스러웠다는 반응이다.

대학생 신지훈(27)씨는“처음부터 탄핵으로 갔어야 한다.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이상용(71)씨는 “박 대통령의 지지자였지만 최순실 게이트를 보고 완전히 마음이 돌아섰다. 이번 탄핵안 가결 전부터 이미 식물대통령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소년도 이번 탄핵 소추안 가결을 반겼다. 중학생 최해람(14)양은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국민 세금이 이상한 곳으로 갔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친구들도 대통령 탄핵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 9일 오후 서울역.

하지만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시민도 있었다. 김모(70)씨는 “박 대통령의 잘못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후가 더 중요하다. 당리당략에 따라서 혼란스러워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도 탄핵 관련 검색어가 오후 5시 현재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결, 헌법재판소, 탄핵, 박근혜, 이정현 장 지진다,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보인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탄핵소추안 가결은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의회에서 반영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분열을 막기 위해 헌법재판소의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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