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동규 기자] 스마트폰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고 끊임없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는 무한부팅 이슈가 다시한번 수면 위로 올랐지만 금세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부 기기에서만 문제가 나타났고 원인 규명도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제조사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부한부팅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LG전자의 스마트폰 V20에서 무한부팅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런 이유에서 V20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LG전자는 G4에서 부한부팅 이슈가 달아올랐고 넥서스5X, V10 등에서도 무한부팅 문제가 보고됐기에 LG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실제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예전에 G5 사용하다 사진이 다 날아간 경험이 있어서 불안하다" "V20 유저인데 아직 부팅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는데 불안하다"와 같은 댓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의 발단은 한 V20사용자가 무한부팅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84초 분량의 동영상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것이었다. 이 영상은 다시 해외 인터넷 커뮤니티로 옮겨졌고, 이를 본 일부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다.

▲ 스마트폰 사용자 (사진=픽사베이)

LG전자에 따르면 영상을 올린 사용자는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회로기판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품이 아닌 USB-C타입의 젠더를 사용했는데 하필 그것이 불량이어서 무한부팅이 발생했다”며 “현재 공식적으로 V20관련 무한부팅 이슈는 1건 밖에 없다”고 밝혔다.

무한부팅의 원인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제조사가 원인을 파악한 경우는 올해 1월 LG전자가 ‘부품간 느슨한 연결’을 지목한 것 정도다. 이 밖에 다른 이유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소프트웨어 문제보다는 하드웨어 문제에 중심을 두면서 여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태희 성균관대 교수(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부팅 과정에 플래시메모리에서 부트코드라는 것을 읽어 내고 정상적인 과정이 진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무한부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원인을 추정했다. 이어 “또 부팅 과정에서 타이머라는 하드웨어가 있는데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리셋을 시키는 일을 하는데 타이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도 무한부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수 과정에서 불량 부품이 제대로 잡히지 못할 수 있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무한부팅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 교수는 “일단 스마트폰이 양산단계에 들어가게 되면 검수를 덜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단계에서 불량 부품이 못 걸러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중혁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도 “기본적으로 물량이 적은 제조사는 이런 문제에 계속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을 많이 제조할 수 있는 회사의 경우 품질 유지가 쉽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는 불량이 발생했을 때 새로운 부품을 사용하면 계속 설계변경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원인 규명 및 대응이 쉽지 않다”고 구조적인 문제를 지목했다.

무한부팅이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쪽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에서도 일시적으로 특정 소프트웨어에 영향을 받아 무한부팅 문제가 발생했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한부팅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접속불량, 외부 충격, 앱의 충돌 등등 원인이 매우 다양해서 확실한 원인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